찬바람이 살짝 돌기 시작하면 남해 내만에 갈치가 들어옵니다. 먼바다처럼 밤새 배를 타지 않아도 되고 이동 거리도 짧아서,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가을 선상낚시죠. 이번에는 진해 한주피싱호를 타고 진해·거제 내만권으로 갈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고른 방법은 텐빈(천칭) 낚시. 결과는 2.5~3지급 갈치 40수 정도였어요. 조행 내용과 함께 텐빈 채비, 운용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봅니다.


출조 요약
- 선박: 진해 한주피싱호
- 해역: 진해·거제 내만권
- 대상어: 갈치 (텐빈·텐야·루어 등 방법 자유)
- 내 채비: L형 텐빈 편대 + 갈치 텐빈 바늘 2호, 목줄 50cm, 봉돌 16~20호
- 수심: 약 15~20m
- 미끼: 꽁치 → 부족할 때는 잡은 갈치를 썰어서 사용
- 입질 피크: 밤 12시~새벽 1시
- 조과: 약 40수, 거의 전부 2.5~3지급 (최대 3지)
내만권 갈치, 어떤 낚시인가
‘내만(內灣)’은 육지로 둘러싸인 안쪽 바다를 말합니다. 가을이 되면 갈치가 먹이를 따라 진해만, 거제 북부 같은 얕은 내만으로 들어오는데, 이걸 노리는 게 내만 갈치 선상낚시예요.
이번에 낚시한 수심은 15~20m 정도였습니다. 먼바다 갈치가 수십~백 미터 이상을 노리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얕죠. 그래서 무거운 장비 없이도 충분하고, 채비 내리고 올리는 시간이 짧아 손이 빨라질수록 마릿수가 확실히 늘어납니다.
대신 씨알은 먼바다보다 잔 편입니다. 이날 최고가 3지급이었고, 배에서 들은 바로는 3지 이상을 꾸준히 보려면 먼바다로 나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내만은 ‘씨알보다 마릿수와 손맛’, 먼바다는 ‘씨알’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텐빈(천칭) 낚시란?
텐빈은 일본어 ‘천칭(天秤)’에서 온 말로, L자 모양 편대(천칭)에 봉돌을 달고, 편대 끝에서 목줄을 뻗어 미끼 바늘을 다는 채비입니다. 텐야가 봉돌과 바늘이 한 몸인 것과 달리, 텐빈은 봉돌과 미끼가 떨어져 있어서 미끼가 좀 더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특징이에요.
내 텐빈 채비 세팅
- 원줄 쪽 라인: 아미고 테이퍼 라인 5-16
- 편대: 갈치 L형 천칭 텐빈 편대
- 바늘: 리얼히트 수제 갈치 텐빈 아가미 바늘 2호
- 목줄 길이: 50cm
- 봉돌: 16~20호
목줄 길이는 50cm가 정답이었습니다. 50cm부터 1m까지 바꿔 가며 써 봤는데, 50cm일 때 가장 잘 잡혔어요. 반대로 50cm보다 짧게 하면 갈치가 미끼를 너무 예민하게 건드리기만 하고 시원하게 물지 않았습니다.
봉돌은 16~20호를 썼습니다. 평소엔 16호 정도면 충분하지만, 상층에 고등어가 붙어 있을 때는 20호로 올려서 빨리 내려야 합니다. 채비가 천천히 내려가면 중간에 고등어가 꽁치 미끼를 먼저 뜯어 먹어서, 정작 갈치 층에 도착했을 땐 빈 바늘인 경우가 많거든요. 무거운 봉돌로 고등어 층을 빠르게 통과시키는 게 요령입니다.

미끼 — 꽁치, 모자라면 갈치를 썰어서

기본 미끼는 꽁치였습니다. 그런데 입질이 활발하다 보니 미끼가 생각보다 빨리 떨어졌어요. 그래서 잡은 2지 정도 갈치를 썰어서 미끼로 썼고, 이걸로도 계속 갈치를 낚을 수 있었습니다. 미끼가 떨어져도 당황하지 말고 잔 씨알 한 마리를 미끼용으로 쓰면 됩니다.
미끼는 바늘에 일자로 곧게 꿰는 게 중요합니다. 미끼가 휘어 있으면 채비가 물속에서 빙글빙글 돌아서 입질이 확 줄어들어요. 미끼가 잘려 나가거나 하얗게 바래면 바로 교체하세요.
운용 요령
- 바닥 찍고 수심층 탐색. 바닥을 찍은 뒤 몇 바퀴씩 감아 올리며 입질 층을 찾습니다. 15~20m라 한 번 훑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입질 받은 수심을 기억해 두고 그 층을 집중 공략하는 게 핵심입니다.
- 가만히 두지 말고 살짝살짝. 텐빈은 편대가 미끼를 잡아 주는 채비라 그냥 들고만 있어도 될 것 같지만, 로드를 살짝살짝 움직여 주는 게 확실히 좋았습니다. 크게 저킹할 필요는 없고, 미끼가 물속에서 조금씩 살아 움직이게 해 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난 글 「올해 갈치는 다운저킹 폴링이었다」와 같은 맥락이에요.
- 고등어가 보이면 봉돌부터 무겁게. 상층에서 고등어가 미끼를 털어 가면 20호로 바꿔 빠르게 내리세요.
- 밤 12시~새벽 1시를 노려라. 이날은 자정부터 새벽 1시 무렵까지 입질이 폭발적으로 들어왔습니다. 갈치가 본격적으로 먹이 사냥을 하는 시간대로 보여요. 이때는 미끼를 미리 손질해 두고 채비를 최대한 빨리 다시 넣는 게 마릿수를 가릅니다.
- 옆 사람과 채비 맞추기. 이 배는 텐빈·텐야·루어 등 방법 상관없이 갈치를 노리는 배라 자리마다 채비가 제각각입니다. 봉돌 무게를 비슷하게 맞춰야 줄 엉킴이 줄어듭니다.
입질 패턴별 챔질 타이밍
로드를 살짝살짝 흔들다 보면 입질이 들어오는데, 그날 갈치의 활성도에 따라 입질 모양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참고로 갈치는 머리를 위로 세우고 서서 입질하기 때문에, 아래에서 올라와 미끼를 물고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들어옵니다.
① 간사한 입질 — 멈추고, 텐션 주고, 바늘까지 먹을 때 챔질
흔드는 중에 꽁치가 어딘가 툭툭 걸리는 느낌이 나면 흔들기를 멈추고 살짝 텐션을 준 채로 들고 있습니다. 갈치가 꽁치를 먹는 게 느껴지다가 바늘까지 입안에 넣었다는 느낌이 들 때 챔질. 간사한 입질 때는 입에 넣었다가 다시 뱉는 경우가 많아서 이 타이밍이 제일 중요합니다.

② 그저 그런 입질 — 천천히 들어서 무게 확인 후 챔질
흔들다가 뭔가 건드리는 느낌이 들면 낚싯대를 천~천히 들어 봅니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면 그때 챔질합니다.

③ 시원한 입질 — 드랙 소리 나면 바로 챔질 후 릴링
활성도가 좋은 날은 흔들다가 갈치가 덥석 물고 차고 나가면서 드랙 소리가 납니다. 이때는 고민할 것 없이 바로 챔질 후 릴링하면 됩니다.

준비물 체크리스트
- 낚싯대·릴, 텐빈 채비 여분 (목줄이 갈치 이빨에 자주 잘림)
- 갈치 집게 또는 목장갑 (갈치 이빨에 손 다치기 쉬움)
- 미끼 손질용 칼·가위 (갈치 썰어 미끼로 쓸 때 필수)
- 헤드랜턴, 쿨러와 얼음
- 방풍·방수 겉옷 (가을 밤바다는 생각보다 춥습니다)
이날의 조과
이날 첫 수는 갈치가 아니라 매퉁이였습니다. 덩치가 커서 손맛은 아주 좋았는데, 방생해 줬어요.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갈치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날 최고 씨알은 3지급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날 최종 조과는 갈치 약 40수! 한 마리씩 손질해서 토막 내고 진공 포장까지 마쳤는데… 손질하다가 허리 고장 나는 줄 알았습니다.


마무리
15~20m 얕은 수심에서 2.5~3지급 갈치를 40수 정도 했으니 내만 갈치로는 꽤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목줄 50cm, 봉돌 16~20호, 로드는 살짝살짝 —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내만 텐빈 갈치는 충분히 재미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정 무렵 폭발하던 입질은 아직도 생각나네요. 다음에는 3지 이상 씨알을 노리고 먼바다 갈치에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의 숨은 하이라이트, 선장님이 해 주신 갈치회 야식! 곁들인 양파가 조금 매웠지만…

※ 시즌·조황·선비는 해마다, 선사마다 달라집니다. 출조 전 선사 공지와 기상·물때를 꼭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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